찌는 듯한 무더위와 눅눅한 장마가 번갈아가며 외출하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은 여름, 다양한 특성을 지닌 크고 작은 영화제가 관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올 여름에 영화제나 영화축제라는 타이틀을 달고 관객을 만나는 행사는 얼핏 봐도 7~8개는 될 듯하다. 피서지의 인파에 지친 가족들이라면, 혹은 여름 휴가를 '쉬는 데' 보내고 싶은 직장인들이라면 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는 영화 여행으로 올 여름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지난 19일 막을 내린 부천영화제를 놓친 영화팬들은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판타스틱 특별전으로 아쉬움을 달래도 좋을 것같다. 서울아트시네마는 부천영화제 조직위와 공동으로 올 부천 영화제 특별 프로그램중 쇼브라더스 회고전과 가이 메딘 특별전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쇼브라더스 영화 중에는 호금전의 '대취협'과 장철의 '금연자' 등 5편의 60~70년대 홍콩 쿵푸 영화를 상영하며 '조심', '김리 병원 이야기' 등 캐나다 출신 거장가이 메딘의 영화 네 편이 관객들을 찾는다. 오후 3시부터 하루 세 차례 상영되며관람료는 6천원. ☎(02)720-9782, 인터넷 www.cinematheque.seoul.kr 지난해 여름 '영화로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을 마련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던 영화사 백두대간은 25-31일 서울 신문로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영화로 꿈꾸는 에로틱 판타지'라는 제목으로 영화 축제를 마련한다. '감각의 제국'이나 '욕망의 모호한 대상'과 같은 거장의 작품에서 최근 개봉작'베터 댄 섹스'까지 성과 사랑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는 작품 9편이 상영된다. 오전 11시 첫회부터 오후 8시40분까지 하루 다섯 차례 상영되며 관람료는 6천원. ☎(02)2002-7770, 인터넷 www.cinecube.net 당신이 못말리는 영화팬이지만 그렇다고 여름 휴가를 도시에서만 보내기 싫다면동해안 피서지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찾는 것도 좋다. 강릉씨네마떼끄는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다음달 14-16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의 정동초등학교에서 제5회 정동진독립영화제(JIFF5)를 개최한다. '1호선'(이하), '오디션'(이경미), '오늘이'(이성강),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 등 극ㆍ다큐멘터리 영화와 애니메이션 19편이 매일 저녁 8시부터 무료로 상영된다. ☎ (033)647-4284, 인터넷 www.jiff.co.kr 또 태백시는 다음달 1-8일 강원도 태백시 문곡소도동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서 산상 영화축제 '태백산 쿨 시네마 페스티벌'을 마련한다. 매일 오후 8시부터 평일 1편, 주말 2편의 영화가 야외 상영된다. 관람료도 일반3천원, 어린이 2천원으로 저렴한 편. 반면 될 수 있으면 '에너지 소비'를 줄인 채 방안에서만 선풍기나 에어콘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영화팬들은 다음달 1-27일 열리는 서울넷페스티벌(SeNef)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온라인(www.senef.net)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펼쳐질 서울넷페스티벌에는 온라인 경쟁부문인 `디지털익스프레스 온라인'과 `넥스트 스트림'(신인감독부문)을 비롯해 디지털 영화의 현주소를 보여줄 `디지털 퍼스펙티브', 대가들의 회고전인 `마스터 비전' 등이 마련된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팬들이라면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릴 만한 축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이 다음달 12일부터 열린다. 만화애니매이션 전시회인 '툰파크'와 애니메이션 영화제 '애니마시아' 프리마켓'SPP' 등이 함께 하는 올해 SICAF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한강시민공원에서 개최된다. 한편, 8월 말에는 한층 풍성해진 광주국제영화제를 만날 수 있다. 8월22-31일열흘간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는 특별섹션 프로그램으로 존 포드 감독 회고전, 일본액션영화 걸작전, 조앙 세자르 몬테이로 감독 추도전을 마련한다. 최근 '진정한 시민 축제'로 거듭날 것을 밝힌 바 있는 영화제 측은 조만간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초청작 등을 밝힐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