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의 고립된 집. 다양한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과 상호간의 불신. 욕망에 대한 집착과 삶에 대한 열망. 비명소리와 함께 한 명씩사라져가는 주인공들. 25일 관객을 만나는 '마이 리틀 아이'의 기본 설정은 전형적인 공포영화들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내세우는 공포의 특징은 등장인물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무인 카메라를 통해 방송을 타는 '리얼리티 쇼'의 틀을 빌렸다는 것. 카메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고정된 채 줌 인과 줌 아웃을 반복하고 인공적인 조명의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때로는 화면조차도 분할돼 같은 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며 카메라에 따라 소리의 크기도 다르다. 관객들은 '리얼리티 쇼'의 형식 속에서 주인공들의 공포를 엿보게 되는 셈. 적은 수의 인물과 한정된 공간 등 저예산 영화의 특징을 갖췄으며 새로운 시도는 전에 본 적이 없어 신선하지만 이 영화의 미덕은 여기까지. 관찰자 입장에서 등장인물의 공포를 '목격'하게 되는 관객은 주인공들이 느끼는소름을 관찰할 수는 있지만 이들의 입장에서 느끼기는 힘들다. 공포영화면서도 머리카락이 뻣뻣하게 서는 경험을 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이유. 여기에 한정된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갖춰야 하는짧은 호흡과 강한 자극이 결여돼 있다는 것도 94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게한다. 한 인터넷 방송의 '리얼리티 쇼'에 다섯 명의 20대 남녀가 참여한다. 조건은 6개월 동안 한 명도 빠짐없이 고립된 산 속에서 버텨야 한다는 것.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각각은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게 된다. 맷(숀 존슨), 엠마(로라 리건), 찰리(제니퍼 스카이), 대니(스티븐 오 라일리),렉스(크리스 렘키) 등 다섯 명이 밝히는 참가 동기는 '사교성을 키우려고 '무언가에도전하고 싶어서', '스타가 되기 위해' 등으로 다양하지만 실제로는 100만 달러에대한 욕심이 그 바탕에 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나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미도 잠깐. 이들이 바깥세상을 그리워하게 될 즈음 여러 장애가 하나둘 생겨난다. 대니는 자신을 키워준 할아버지가 사망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고 겁많은 엠마는 침대 한쪽에 가득한 핏자국을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자신들을 쫓아내려는 주최 측의 장난이라 생각하던 주인공들. 하지만,시간이 흐를수록 집안에 심상치 않은 기운들이 감도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의 오두막에 길을 잃었다는 등산객 한 명이 찾아오는데…. 18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