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L 광고의 '신비소녀' 임은경(20)이 현실 세계의 문을 두드린다.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서도 여전히 신비한 이미지를 유지하던 그녀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KBS가 다음달 5일부터 방송하는 주말연속극 '보디가드'에서 유력정치인의 숨겨진 딸 나영 역을 맡았다. "아직 저를 어리다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어요. 밝고 명랑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역이어서 선뜻 출연을 결정했지요." 이번 드라마는 보디가드의 삶과 사랑을 그린 작품.충무로에서 여의도로 복귀한 차승원,7개월의 공백을 깨고 안방극장에 돌아온 한고은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임은경은 보디가드 차승원의 상대역으로 처음에는 서로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서서히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녀는 "어리다는 이미지가 싫은 건 아니지만 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며 "이제는 조금 성숙한 이미지로 다양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처음이라 아직까지 적응이 잘 안돼요. CF나 영화에 비해 호흡이 너무 빨라서 첫 촬영부터 무지 긴장했죠.큰 욕심은 없어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어! 어린애가 아니네!'라는 인상만 받았으면 좋겠어요." '어리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임은경은 10대 소녀의 수줍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아직 스스로 화장도 할 줄 모른다는 그녀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편이어서 앞으로 활달하게 성격을 고쳐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연씨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강한 여자의 이미지가 부러웠거든요. 함께 연기해 보고 싶은 상대역이요? 고수씨요." 임은경은 다음달 영화 '벼락아파트'의 촬영도 시작한다. 대구에 사는 한 재수생이 서울 이모네 아파트에 놀러왔다가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명품을 밝히는 '날라리' 재수생으로 출연하는 임은경은 영화에서도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녀가 묘한 매력의 10대 소녀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밝고 명랑한 20대 여성으로의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