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용접조각 개척자인 송영수(1930-1970) 씨의유작전이 5월 3일부터 31일까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의 모란미술관에서 열린다. 송씨는 1960년대에 추상표현 조각으로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작가. 이번전시에는 `곡예' `순교자' `새' 등 그의 40생애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출품된다. 송씨의 유작전은 1971년과 1986년에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나던 1950년 서울대 미대 조형과에 입학해 한국1세대 현대조각가인 김종영에게서 조각을 배웠다. 대학원 재학 때인 1957년 무렵에 미국대사관 문정관의 부인이자 미술평론가로 이 대학 조소과에서 현대조각을 강의했던 마리아 핸더슨의 영향도 컸다. 일반적으로 그는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 철조를 개척한 조각가로 평가되는데, 그밖에 테라코타와 목조, 석조에도 관심이 깊었다. 그는 이들 재료로 새나 여성의 형상을 조형화해 실존적 고뇌를 표현하곤 했다. 송씨가 왕성하게 작업했던 시기는 1960년대로, 나이로는 30대였다. 그는 동네주변에 넘쳐나는 고철을 중심재료로 성장과 상승, 긴장과 염원 등을 나타냈다. 예를들어 새의 형상에는 전쟁세대로서 느끼는 위축과 억눌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이 담겼다. 그가 활발하게 작업했던 60년대는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금속시대'로 불리기도한다. 그만큼 금속조각이 유행했던 시대로 김종영, 김정숙 등이 50년대 후반에 닦아놓은 초석이 그 바탕이 됐다. 이는 김영학, 전상범, 최의순, 최만린, 박종배, 박석원 등으로 이어졌다. 송씨 역시 철, 스테인리스 스틸같은 금속 소재로 표현의지를 분출시켰다. 이에대해 재료의 중성적이고 무기질적인 특성에 주목했다기보다 그 물질성을 뛰어넘어인간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구성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경향은 생명주의또는 감성주의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국전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낸 송씨는 1968년 서울대 전임교수가 됐으나 그로부터 2년여 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대표 조형물로는 `경부고속도로준공기념탑' `이준 열사 동상' `육군사관학교 화랑천 쌍사자' 등을 들 수 있다. 천주교 신자였던 그는 `십자고상' 등 종교성 강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