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했던 가수시절로 되돌아가고 싶다거나 돈을 벌기 위해 가수활동을 다시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안하면 평생동안 떳떳하게 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죠." 지난 2000년 11월 일명 '비디오파문'으로 가수 활동에 큰 타격을 받았던 백지영씨. 그녀는 부산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상의 댄스가수였던 백씨가 '부도덕한 여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밤무대를 전전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에게 쏟아진 도덕적 비난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오는 12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연예인 비디오 파문의 진실-누가 주홍글씨를 새기는가'(오후 10시50분)는 연예인 비디오 파문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비디오 파문이 연예인 개인의 사생활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에 대한 '집단테러'의 성격을 띠는 사회문제라는 인식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2001년 1월. 검찰은 문제의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정 모씨를 구속했다. 수사 결과 백씨의 상대남자였던 김 모씨가 정씨 등 4명과 공모해 미국에 포르노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언론에 백씨가 비디오에 나오는 주인공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백씨는 계획된 범죄의 피해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 사회는 이런 범죄행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네티즌들은 문제의 동영상을 돌려보기에 급급했고 한편으론 백씨의 사생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부 언론은 대중의 호기심만 좇아 개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보도로 일관,비디오 파문을 더욱 확산시켰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최태환 PD는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미끼로 돈을 벌려는 포르노업자들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병적인 관음증과 황색저널리즘이 영합해 비디오 파문을 낳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