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조합의 콤비가 빚어내는 코믹액션 "상하이 나이츠"와 "아이 스파이"가 2월 극장가에 내걸린다. "상하이 나이츠"는 성룡과 오웬 윌슨을 내세워 1백여년전의 첩보전을 그렸으며 "아이 스파이"는 에디 머피와 오웬 윌슨이 엉성한 스파이전을 전개하고 있다. "로얄 테넨바움"의 각본을 썼던 재간꾼 오웬 윌슨이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해 허풍쟁이나 실수투성이 스파이로 등장한다. 할리우드영화에 유색인과 백인의 조합은 흔하지만 유색인보다 백인이 허점을 더욱 드러내는 영화는 드물다. 상하이 나이츠(원제 Shanghai Knights) 지난 2000년 개봉한 "상하이 눈"의 속편. 전편에서 페이페이 공주를 찾아 미국 서부로 갔던 성룡이 이번에는 청황실 경호원인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빅토리아왕조시대 런던에 뛰어들어 영국황실을 붕괴시키려는 음모를 분쇄하고 기사작위를 받는다. "중국인 기사"의 탄생은 경제강국으로 급부상중인 중국의 위상이 재평가된 것이다. 영국 황실과 중국 황실이 동시에 위기를 맞는 상황도 중국을 전성기 영국과 대등한 지위로 격상시킨 것이다. "바른생활 사나이" 존 웨인(성룡)과 "허풍쟁이이자 바람둥이" 로이(오웬 윌슨)의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쉽이 웃음을 준다. 이야기의 중추는 첨단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해결사노릇을 하는 성룡의 액션이다. 이 액션은 익숙하지만 식상할 정도는 아니다. 새로운 소품과 무대에 적응한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 영국의 선술집이나 공장,시계탑 등에서 펼치는 액션,펜싱고수와 쿵푸고수의 맞대결 등은 긴장감 넘친다. 바람둥이 로이가 웨인의 여동생 린에게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는 모습은 긴장의 반대편에서 웃음과 유머를 준다. 엘튼 존,쿨리오 등의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돕킨이 메가폰을 잡았다. 14일개봉,12세 이상. 아이 스파이(I SPY) "얼뜨기" 스파이와 "떠버리" 프로복서가 좌충우돌하다가 세계를 구하는 코미디첩보물. 미국이 비밀리에 개발한 투명 스텔스기 "스위치 블레이드"가 무기 밀매상 건다즈(말콤 맥도웰)에게 넘어가자 미 정부는 첩보원 알렉스(오웬 윌슨)와 챔프 켈리(에디 머피)를 적진에 파견한다. 켈리는 건다즈가 좋아하는 복서로 순전히 관심을 끌기 위한 미끼다. 반면 알렉스는 변변한 실적을 올리지 못해 동료들에게 무시당하는 첩보원이다. "얼치기 조합"의 특수작전은 예상대로 실수로 시작된다. 알렉스는 눈덮인 산위에 낙하산을 타고 내리다가 미끄러지면서 눈사태를 촉발시키고 그를 기다리던 접선자는 눈 속에 파묻힌 채 허우적거린다. 제임스 본드식의 폼나는 첩보원에서 벗어난 알렉스의 반영웅적 면모가 돋보인다. 함량미달로 보이는 어설픈 작전수행이나 첨단과는 거리가 먼 구닥다리장비 등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에디 머피의 팬이라면 특유의 "속사포 같은" 말발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웃음의 강도는 대단하지 않지만 입장료가 아까울 정도는 아니다. "닥터 두리틀"로 에디 머피의 재기를 도왔던 베티 토마스 감독이 연출했다. 7일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