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김하늘이 호흡을 맞춘 코미디 '동갑내기 과외하기'(김경형 감독)가 오는 7일 개봉된다. 나우누리 통신 연재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신세대풍의 '가볍고 유쾌하며 쿨한 사제관계'를 다뤘다. 동갑내기 사제란 이색적 설정과 대부분의 한국인이 경험했을 법한 과외를 소재로 한 코미디란 점에서 관심을 끈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전혀 다른 삶의 토양에서 성장한 지훈(권상우)과 수완(김하늘)이란 두 인물이 서로 닮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부잣집 장남이자 21세의 고교생 지훈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는 외면해 버리거나 무력으로 굴복시키려는 인물이다. 그의 과외선생 수완은 외환위기로 인해 아버지가 직장에서 퇴출당한 대학생이다. 수완은 삶의 고난을 맛본 터라 생존을 위해 수모를 참아야 할 입장이다. 또 여자들이 줄을 설 정도로 호남형인 지훈과는 반대로 수완은 수수한 외모에다 연인에게 실연당한 처지다. 제자가 스승보다 외적 조건이 좋은데다 나이마저 같기 때문에 사제관계는 자연스럽게 수평적으로 변한다. 이는 '스승으로부터 제자로'의 일방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서로간에 영향을 끼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열린 관계를 예고한다. 전통적인 사제지간을 뒤집는 두 사람의 관계가 웃음을 유발한다. 지훈은 수완과의 첫 대면에서 경어를 쓰지 않고 면박을 주며 수업 중에는 등돌리고 책상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 일쑤다. 반면 수완은 지훈의 여자친구들로부터 연적으로 오인돼 매를 맞고 코피까지 흘린다. 이런 모습들은 두 사람이 평등한 관계이며 나아가 연인관계로 발전하도록 이끄는 이정표 구실을 한다. '닭집 주인' 수완 어머니와 수완이 닭을 칼로 토막내 요리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삽입되는데 이는 수완이 결국 지훈을 잡고 말 것임을 암시한다. 이 영화에선 액션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권상우의 육체미와 액션이 강조되고 있다. '화산고''일단 뛰어'에 이어 고교생 역을 맡은 권상우는 실제 나이(28세)보다 훨씬 어리게 보이는 동안의 이미지를 십분 살리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상황의 현실성은 크게 부족하다. 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