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는 시청자의 눈을 끌기 위한 특집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부문은 특집 드라마다. MBC는 가족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식모살이를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여자의 이야기 '순덕이(사진)'를 2월1일 오전 9시에 내보낸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어려웠지만 사람 사이의 진실함이 살아 있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전해준다. 순덕이와 친구 현심이가 박원웅이 진행하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우정을 나누는 장면은 깊은 감상에 젖게 한다. 또 자를 들고 다니며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했던 경찰들,단속에 걸려 실랑이를 하던 젊은이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음악다방 DJ와 추억의 팝송,복고풍의 대학생 패션 등도 볼거리다. SBS가 1일 오전 10시에 방송하는 '도토리묵'은 HD(고화질)TV로 제작된 드라마다. 재혼한 남편의 아들 동철이 가출하자 그가 좋아했던 도토리묵을 몇년째 만들며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 한 여사(고두심)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혼한 부모에 대한 오해 때문에 가출했던 동철은 한 여사가 자신을 위해 매일 도토리묵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을 알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KBS 1TV는 고려말 청자를 만드는 도공의 장인정신을 통해 민족혼을 되새겨 보는 '천년의 꿈'을 1일 오후 9시45분에 방송한다. 도공인 양 노인은 자신의 몸뚱아리 자체가 청자의 비법이라 여기며 고려청자의 마지막 장인이라 자부한다. 원나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양노인의 장인정신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