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청률 50%를 넘어섰던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 제작진이 고민에 빠졌다. 오는 20일부터 해방 후 김두한의 이야기를 다루는 2부에 들어서면서 1부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해방 후의 장년 김두한 역은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안재모 대신 연기파 중견 배우 김영철(50)이 맡는다. 그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잠을 설치고는 합니다. 요즘 시청률이 조금 떨어졌는데 솔직히 제가 출연하기 전까지 더 떨어졌으면 좋겠어요"라며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안재모에게 10∼20대 팬들이 있다면 저에게는 '아줌마 팬들'이 있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2부가 시작되면서 드라마의 중심축은 종로패 김두한과 구마적 신마적 쌍칼 하야시 등의 대결구도에서 좌익과 우익,여당과 야당의 대결 구도로 바뀐다. 따라서 1부에서 인기를 끌었던 격투장면은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다. "1부에서 안재모씨가 김두한의 젊은 패기를 표현했다면 저는 깊이와 무게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 그동안 김두한의 육성 자료,사진 등을 유심히 살피며 준비해 왔습니다. 그의 딸이자 선배 연기자인 김을동씨를 찾아가 배역에 대한 자문도 구했죠."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해방 후에도 20대인 김두한 역을 갑자기 중년 연기자가 맡으면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부의 시작인 51,52회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1부의 분위기를 이을 만한 강렬한 장면이 없어서 조금 아쉽더군요. 적어도 한달 정도는 지나야 안재모의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가 되면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김영철의 김두한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