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아시아에서 가장 왕성하고 창의적인 영화들 중 하나로 모든 전선에 걸쳐서 출현했다." 전 세계 영화인들의 영화 제작 교과서 '필름 아트'의 저자인 데이비드 보드웰(David Bordwell)은 16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의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한국 영화의 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영화학 강좌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보드웰은 「전함 포텐킨」의 감독 에이젠슈타인과 프랑스의 리얼리즘 영화비평가 앙드레 바쟁, 그리고 무성영화의 이론과 미학을 정리해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이론가이자 영화사가로알려져 있다. 보드웰 교수의 저서 「영화예술」과 「영화사 입문」, 「할리우드 고전 영화의 스타일 연구」 등은 영화학도나 영화광들에게 오랫동안 읽혀져온 명저들이다. 보드웰은 강연회에서 "한국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대단한 정도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이는 여러 책들과 「카이에 뒤 시네마」 같은 잡지의 수많은 기사를 통해증명할 수 있다"고 한국영화의 발전세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의 영화 산업까지 한국의 영화제작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한국 영화는 현재 아시아 영화제작의 성공 스토리가 됐다"고 말했다. 보드웰 교수는 "국제적인 영화 문화의 핵심으로서 한 지역의 영화가 인식되는 시기의 선두에 한국 영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영화가 지역 시장과 영화제 상영 양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보드웰은 "한국 영화가 대중적인 전통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영화제가 선호하는 영화들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배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드웰은 한국영화가 추구하는 경향을 '아시아적 미니멀리즘'이라고 표현했다.그는 임권택 감독의 「춘향전」,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등의 예를 들며 "영화속의 길게 찍기가 '시적 풍요로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영화의 또다른 특징으로 대중적인 장르의 영화에서 예술영화의 테크닉을 사용하는 '크로스오버'의 경향이 있다며 「고양이를 부탁해」, 「인정사정볼 것 없다」, 「봄날은 간다」 등을 예로 들었다. 영화평론가인 부인 크리스틴 톰슨과 같이 내한한 데이비드 보드웰은 영화제에 참석한 후 오는 23일 출국한다. (부산=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