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은 "굿 윌 헌팅""리플리""오션스 일레븐"등에 출연한 헐리우드 배우다. 하버드대 영문과 출신인 그는 최소한의 행동으로 최대의 효과를 이루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액션물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의 주인공은 지적인 풍모를 가진 첩보원이다.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 처럼 비근육질 스타가 출연해 흥행성공한 액션영화다. 이 영화는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돼 1억1천만 달러가 넘는 미국내 흥행 성적을 기록,속편제작이 논의되고 있다. 영화는 지중해에서 총을 맞고 죽어가던 한 남자(맷 데이먼)가 어부들에 의해 구출되면서 시작된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등에 박힌 총알과 살 속에 숨겨져 있던 스위스 은행의 계좌번호 등이 단서로 남아있을 뿐이다. 그는 외국어 능력,운동신경,자기방어술 등 숨겨진 재능들을 발휘하면서 살해위기로부터 탈출한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스파이가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자신이 속했던 조직이나 적과 맞서는 설정은 "롱 키스 굿나잇""성룡의 CIA""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등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살해위협을 벗어나는데 필요한 순간적인 판단력과 두뇌싸움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이들 영화와 다르다. 적을 찾기 위해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동원하거나 배우의 동선을 정확히 계측한 액션장면들은 매우 사실적이다. 높은 건물에서 추락할 때 타인의 시신을 이용해 충격을 줄이는 것은 다른 액션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파리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소형차의 추격신도 볼 만하다. 원작은 로버트 로드럼의 동명소설. 맷 데이먼의 상대역 마리역은 "롤라 런"으로 알려진 독일 출신의 프랭카 포텐트가 맡았다. 18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