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감독인 켄 로치는 영국 영화계가 폭력적이고 호전적인 친(親)미국계 영화를 지양하고 자국영화 육성에 관심을 가지라고 30일 촉구했다. 로치 감독은 이날 BBC뉴스 온라인과 회견에서 우수한 자국 영화가 영국 극장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서 관심을 끌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영국 영화계의 미국 추종성향을 비판했다. 그는 영국의 현재 상황이 자국 영화발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프랑스와 다르다고 전제하면서 "영국에서는 일부 쓰레기 같은 미국 영화 때문에 시선을 끌기 위해 항상투쟁해야한다"고 말했다. 로치 감독은 영국의 영화업자들이 폭력적이고 호전적인 친미국계 영화에 투자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이는 마치 맥도널드와 경쟁하는 음식점과 같은 형국"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특히 10대 소년의 방황을 그려 칸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스위티 식스틴'이 18세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은데 격분하면서 영국의 영화검열이 엉터리라고 비난했다. 좌파 성향의 로치 감독은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3차례나 받은 세계적인 거장으로 대표작으로 '숨겨진 비망록(1990)', '랜드 앤드 프리덤(1995)' 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