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오감도'와 김억의 '금노래' 등 일제시대 이래 작고 문인들의 육필원고와 유명 문인들이 아껴온 애장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영인미술관(관장 강인숙 건국대 국문학과 명예교수)은 내달 7일부터 10월 20일까지 「창작의 뒤안길-문인육필·애장품전」을 개최한다. 개관 이후 네번째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고문인 원고 50여점, 생존문인 원고 250여점, 문인들의 애장품 80여점을 볼 수 있다. 전시품에는 강 관장의 남편인 이어령 전 이화여대 교수가 수집한 이상, 김억, 김소월, 이광수, 박종화, 현진건, 김광균, 이희승, 홍사용, 박화성, 신석초, 황순원,이균영 등 작고 문인들의 육필원고가 다수 들어 있다. 생존문인들의 원고는 1974-85년 문예지 「문학사상」에 실렸던 것이 대부분이다. 애장품으로는 문학평론가 곽종원의 유품을 비롯해 신석초의 파이프, 조연현의 명함과 머리빗, 김동리의 수제 수첩과 열쇠 꾸러미, 모윤숙의 머플러, 최정희의 아기 인형, 구상의 성구가 적힌 소액자, 김남조의 유리 스탠드, 박완서의 50년 된 찻잔, 피천득의 페이퍼 나이프, 김춘수의 볼펜 등이 전시된다. 강 관장은 "이상의 단정한 서체를 보면 전위적 작품을 썼는데도 그의 모더니즘이 이성적인 안정된 기반 위에 구축됐음을 짐작할 수 있고, 이균영의 깨알같은 초고글씨를 보면 그의 섬세함과 치밀함을 감지할 수 있다"면서 "육필원고는 작가의 경제상태, 소재지 정보, 감정이나 건강상태, 창작과정 등을 살필 수 있는 자료여서 문학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인문학관은 이번 전시회 개막행사로 내달 7일 오후 3시 「문인 작품 낭독회」를 개최한다. 시인 정현종 이근배 김승희 송찬호, 소설가 김승옥 박완서 서영은 유현종씨 등이 자신의 대표작을 낭독하고 창작과정에 얽힌 일화를 소개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