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배우 출신인 이탈리아의 치치올리나 의원,알코올 중독자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르윈스키와의 정사를 끝까지 숨기던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17일 오후 10시에 방송될 EBS의 시사다큐 '움직이는 세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이다. '움직이는 세계'는 전세계 정치인들의 행태를 집중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대만 미국 이탈리아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정치인들의 각종 행태가 눈길을 끈다. 민주주의 역사가 길지 않은 나라에서는 의회 내에서 몸싸움이 자주 일어난다. 이탈리아 의원들은 프로축구 경기의 주심판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서로 난투극을 벌인다. 인도에서는 국회 내에서 의원들이 회의용 마이크를 휘둘러 16명이 입원하는 사건도 있었다. 국회 안에서 심심치 않게 주먹싸움을 벌이기는 대만이나 태국도 마찬가지다. 정치 선진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영국 정계는 각종 스캔들로 얼룩져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스캔들을 일으킨 정치인은 케네디가의 3형제다. 클린턴 대통령은 여비서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지퍼게이트'를 일으켰다. 미국인들은 정치인들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잘못을 시인한 정치인은 쉽게 용서한다. 최근에 등장한 몰래카메라는 페루의 후지모리,필리핀의 에스트라다를 물러나게 하는 등 각국의 정치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세계의 혼탁한 정치판은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를 비롯한 각종 게이트로 신음하는 우리나라 정치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