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뚫어야 산다"(고은기 감독)는 "뚫어야 사는" 도둑 집안과 "막아야 하는"형사집안의 2대에 걸친 대결을 그린 코믹액션물이다. 천재프로그래머이자 대도(大盜)의 아들 우진(박광현)은 어디나 침투할 수 있는 "훔치기게임(steal game)"을 개발하고 역시 프로그래머이자 형사의 딸 윤아(박예진)는 모든 침입자를 막는 "보안게임(security game)"을 개발한다. 최고의 창과 방패는 말그대로 "모순"(矛盾)이다. 두 사람은 50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서로의 기량을 겨룬다. 어린시절 첫 사랑이었지만 아버지대의 악연으로 헤어진 우진과 윤아의 사랑이야기도 곁들여진다. 두 사람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훔치는 과정으로 접어든다. 캐릭터들은 개성적이다. 검은 롱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다리를 쭉쭉 내뻗는 윤아,"박카스"를 마시면 "헐크"로 돌변하는 순진한 형사,철가방을 주무기 삼아 설쳐대는 양아치,삽으로 산 사람을 생매장하는 "삽질이파"두목,한평생 쫓고 쫓기는 관계인 도둑 진희와 형사 장용 등. 전무송 양택조 정운택 최상학 권용운 조형기 이재용 등과 연극배우 장두이,개그맨 이창명 등이 감초연기를 펼친다. 홍채인식기 디지털영상저장장치 지문인식시스템,철제 방어벽과 감시카메라 등 보안관련 각종 장비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캐릭터들은 너무 과장돼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2대에 걸친 집안 싸움,정부 투자금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대결구도도 개연성과 치밀함이 부족하다. 때문에 배우들의 코믹연기는 관객들에게 닿지 못한다. 21일 개봉,12세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