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방송전쟁'에서 MBC가 일단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지난 21일 저녁 한국축구대표팀이 잉글랜드대표팀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는 동안 서귀포의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선 또 다른 시합이 벌어졌다. 한국축구대표팀의 국제경기(A매치)를 4년만에 방송3사가 동시 생중계한 것.이날 시청률 결과는 방송사의 광고수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각 방송사는 간판 캐스터와 해설자들을 내세워 총력전을 펼쳤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 경쟁에선 MBC가 18.3%로 1위를 기록했다. SBS는 13.1%,KBS 2TV는 9.5%의 시청률을 보였다. 다른 시청률조사기관인 에이씨닐슨도 MBC,SBS,KBS 2TV가 각각 17.3%,13.2%,1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시간대 방송3사의 총 시청률은 40.9%(TNS미디어코리아)로 나타나 지난 4주간 같은 시간대 평균 총시청률 23.9%에 비해 두배 가까이 높았다. MBC는 이날 차범근 해설위원과 임주완 캐스터(사진)를 투입했다. SBS는 특유의 입심을 자랑하는 신문선 해설위원과 송재익 캐스터,KBS는 허정무 해설위원과 서기철 캐스터를 각각 내세웠다. MBC로 이날 경기를 시청했던 시민들은 차범근 위원이 전보다 매끄럽고 세련된 해설솜씨를 보인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인터넷에 '어록'이 나돌 정도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SBS의 송재익 캐스터는 이날도 특유의 비유를 통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송 캐스터는 심판이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 오언을 너무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자 "심판이 오언을 도자기로 보는 것 같습니다"고 했다. 송 캐스터는 또 안정환의 중거리슛을 빗대 "한라산 백록담까지 걷어찼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KBS의 허정무 해설위원과 서기철 아나운서는 과장없이 차분하게 중계한 것이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