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벌어진 교통사고.가해자는 처음 저지른 인사사고에 겁먹고 뺑소니를 치고만다. 미궁에 빠졌던 수사는 갑자기 찾아온 제보자의 덕에 해결된다. 형사들이 발견한 가해자는 사고 시점부터 불안감으로 육신과 영혼이 완전히 피폐해져 있었다. iTV(경인방송)의 '리얼스토리 실제상황'의 91회 내용이다. 각종 형사 사건들을 재연하는 iTV의 '리얼스토리 실제상황'(화·오후 10시50분)이 21일 방송 1백회를 맞는다. 지난 2000년 6월25일 '차이나 갱'을 시작으로 3년 가까이 방송된 '리얼스토리 실제상황'은 최근 발생했던 사건들을 실사화면과 드라마를 혼합해 재연하는 다큐드라마다. 이 프로그램은 소재와 실사화면을 iTV의 '경찰24시'에서 빌려온다. 1997년 iTV 개국 당시부터 방송돼온 '경찰24시'는 경찰들의 범인 추적과정과 검거 장면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그 사건과 관련된 법정 증거,사건 기록들을 모아서 단순한 사실의 정리를 뛰어넘어 객관적으로 사건을 재구현한다. 특히 제작진은 범죄 현장 주변 인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다룬 주요한 소재들로는 '10대 윤락녀 검거작전' '인천 마약왕 김명천 검거과정' '무당집 강도사건' '대마판매책 검거작전' 등 다소 자극적인 것들이다. 덕분에 '리얼스토리 실제상황'은 시청률이 10% 이상을 기록할 때도 있어 iTV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담당 김역균 PD는 "범죄를 다루다보니 자극적일 수 있지만 언제나 사실을 충실히 재연하려고 노력한다"며 "특히 아무리 사소한 조작도 관련 인물들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사건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엔 1백회를 맞아 지난 1월28일 전남 광주에서 부녀자를 상대로 한 강도 사건을 다룬 '3인조 강도를 잡아라'를 방송한다. 이들 강도단은 광주를 시작으로 김해 경주 광양 남원 군포 등에서 비슷한 사건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이들의 후속 범죄를 막기 위해 은행의 CCTV에 잡힌 범인의 얼굴을 공개한다. 또한 1백회부터는 프로그램 끝에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