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사고로 두 팔을 잃은 작가 석창우(48)씨가영국 런던의 매들린 피어슨 갤러리에서 통산 12번째 개인전을 연다. 석씨는 17일부터 6월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선과 묵과 누드의 세계'전에서독자적으로 개발한 서예 크로키 작품 30여점을 소개한다. 이 작품들은 축구, 아이스댄싱, 레슬링, 야구 등 운동선수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담은 것이어서 팔 없는 작가의 간절한 소망을 읽게 한다. 경기공업전문학교 전기과와 명지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석씨는 전기 엔지니어로취업했으나 서른 살 때 2만볼트의 감전으로 두 팔을 잃은 뒤 의수(義手)에 의존해야했다. 두 살짜리 아들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졸라대자 의수에 볼펜을 끼워 그린 게미술과 인연을 맺는 계기가 됐다. 이후 원광대 여태명 교수의 도움으로 서예를 익힌 그는 동양의 서예와 서양의크로키를 결합한 서예크로키 장르를 홀로 개발해 동서양을 넘나드는 작업을 해왔다.그는 빠르고 힘찬 필묵작업으로 인체의 생동감을 표현하고 있다. 석씨는 그동안 미국,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다섯 차례 해외초대전을 열었으며그룹전에는 110여회 참여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