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물감을 구하러 가는 곳은 화방이 아니다. 돌과 풀을 산야에서 주워 재료로 쓰기 때문이다. 자연풍경을 즐겨 그리는 한국화가 김성호씨. 그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사비나에서 `느낌이 있는 풍경'전을 열고 있다. 출품작은 등 15점. 김씨는 자연을 화두로 삼는다. 재료도 자연에서 찾고 소재도 자연에서 얻는다. 이곳저곳을 주유하다가 발길에 닿는 돌 가운데 마음에 드는 놈을 골라 곱게 간 다음돌가루를 아교로 개어 비단 캔버스에 바른다. 캔버스의 풍경은 전원이기 마련. 개념작업이 체질적으로 맞지 않아 매일 보는 산골풍경을 담는다. 작업실은 사람 발길이 뜸한 산중에 있다. 김씨는 인간이 원래자연에서 재료를 구해 살아왔기 때문에 자연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풍경화에는 인적이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어 스산해 보일 정도다. 작가는 "나는 작품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 한다"며 "세련미는 떨어지지만 틀에 얽매이지 않고 꾸밈없이 작업하는 소박파라고 보면 된다"고 들려준다.☎736-4371-2.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