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같은' 머리와 커다란 눈, 긴 손가락이 트레이드 마크인 외계인 E.T(The Extra-Terrestrial)가 20년 만에 지구로 귀환해 성대한 생일잔치를 벌인다. 탄생 20주년을 맞아 전세계에 재개봉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E.T」는 지구에 탐사 나왔다가 홀로 남겨진 외계인과 지구 소년 엘리어트와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SF영화. 디지털 영상과 음향 기술에 힘입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탈바꿈했으며 국내에서는 4월 5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E.T」의 기본 줄거리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순수한 동심의 세계와 사랑이 깔려 있어 지금 봐도 감동의 빛을 잃지 않는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외계인과의 조우'는 이젠 SF영화의 단골 소재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T」의 존재가 도드라지는 것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 지구를 침략하거나 지구인을 위협하는 외계인이 아닌 인간과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친구로 등장한다. 이번에 다시 선보일 「E.T」는 원작에 최신 디지털 기술과 특수효과를 덧입혀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요즘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췄다. 우선 E.T의 표정이 한층 풍부해지고 자연스러워졌다. 놀라는 표정을 지을 때 이마의 관자놀이가 움직이는가하면 슬픔이나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 사실감을 준다. E.T가 욕조 속에 들어가 목욕하는 장면은 당시 기술로는 촬영할 수 없어 새롭게 5분 가량 삽입된 대목. 또 정부 요원이 총을 들고 아이들을 추격하는 장면에서 총은 '워키토키'로 바뀌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총이 등장하는 이 장면을 두고 줄곧 후회했다고 한다. 이밖에 존 윌리엄스의 주제 음악을 디지털로 재생해 감동의 깊이를 더했다. 지금은 할리우드 스타로 성장한 드류 배리모어의 앙증맞은 모습과 주인공 엘리어트 역을 맡은 헨리 토머스의 연기가 단연 돋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