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책사업의 하나인 디지털위성방송의 파행.부실 방송에 대한 책임문제가 방송가 일각에서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대표 강현두)은 지난 1일 셋톱박스 공급부족등 허술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본방송에 나서 일반가입자 유치에 실패한데다 케이블TV와의 콘텐츠 중복으로 차별화를 기하지 못함에 따라 초기사업 실패에 대한 경영진인책론이 급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부추겼다는 이유로 주요 간부들을 전격 해고하는등 내부적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령탑의 경영 및 관리능력에 회의를 더하고 있다. 디지털위성방송은 KT(한국통신), KBS, MBC 등 주요 공기업을 포함한 160여개 기업이 3천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출범시킨 사실상의 국민기업. 앞으로도 2조 5천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또한 사업 성패 여부가 방송영상산업을 비롯한연관산업은 물론 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령탑의 인책론과 관련, 스카이라이프는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위성방송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일부 이사를 퇴진시키고 전문경영인을 새로 영입할 예정이었으나 사내 사정으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날 주총에서는 한국통신 문화재단 이사장인 성 모씨를 부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스카이라이프측은 "1대 주주인 KT측이 성 모씨를 사내이사로 천거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말하고 있으나 "위성방송 내부의 반발로 무산됐다"는관측이 지배적이다. KT, KBS, MBC 등 위성방송의 대주주들은 앞서 임시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전문경영진 영입문제를 조율해 어느정도 현 경영진과의 절충에 성공했으나 정작 주총당일 이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방송계 관계자들은 "지역민방 및 케이블TV와 갈등을 빚어 혼란을 야기했을 뿐 아니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본방송에 나섬으로써 적잖은 문제를 야기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조직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아무도 볼 수도 없고, 볼 것도 없고, 방송매체간 갈등만양산해 내는 위성방송을 내버려 둘 수 없다"면서 "디지털 위성방송 이사회는 현 경영진에 대한 문책인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대인 방송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위성방송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 대해 책임을묻는 문제를 위원회에 부여된 권한내에서 검토해 보겠다"면서 "앞으로 시장변동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위성방송사업자를 적극 감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