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덴자」「산씻김」 등으로 독특한 '잔혹극'의 세계를 선보여온 이현화 작가와 채윤일 연출자가 다시 만났다. 극단 산울림이 마련한 '제1회 현대연극 페스티벌' 1탄으로 다음달 1일부터 4월 7일까지 홍대 앞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쉬-쉬-쉬-잇」.


바닷가의 호텔로 신혼여행을 온 부부에게 낯선 남녀가 찾아와 이들 부부를 혼란과 분노, 공포로 몰아넣는다. 이 남녀는 부부에게 주사기로 약물을 투여하기도 하고자신이 이들 부부의 남편, 혹은 아내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의 '폭력'을 가한다.


이 남녀가 밝히는 폭력의 이유는 '아직 결혼식을 올릴 순서가 아니었다'는 것.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력과 의사소통의 불가능을 통해 폭력의 무제한성, 무차별성을 고발하겠다는 일종의 부조리극이다. 그러나 공연은 이처럼 부조리한 상황을 웃음 속에 풀어나간다.


채 연출자는 "괴기한 현대 상황의 일면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보고난 다음 그 연극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당혹과 충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1976년 중앙일보-동양방송 창사 10주년 기념 희곡공모 입상작으로 같은 해 극단자유에서 김정옥의 연출로 초연됐다. 이번 공연은 26년만의 재공연.


한편 산울림은 이 작품에 이어 장 주네 작-이윤택 연출의 「하녀들」(4월), 사뮈엘 베케트 작-임영웅 연출의 「고도를 기다리며」(5-6월)를 페스티벌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공연시간 화-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토.공휴일 오후 4시.7시 30분, 일요일 오후 3시. ☎ 334-5915, 5925.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