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베를린영화제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한국영화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13일(현지시간)과 14일 저녁 경쟁작인 「나쁜 남자」(감독 김기덕)와 「KT」(감독 사카모토 준지)의 제작진이 차례로 도착하자 현지 언론들은 한국 영화 관계자에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김기덕 감독은 15일 시사회가 시작되기도 전인 14일 아침부터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진땀을 빼기도 했으며 「스크린」 일일소식지 15일자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KT」의 김갑수와 「나쁜 남자」의 조재현ㆍ서 원도 스타들이 대부분 떠난 영화제 종반이어서 카메라맨들의 집중적인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나쁜 남자」는 15일 기자시사와 공식시사를 마쳤으며 16일 세차례 일반시사회를 갖는다. 「KT」는 이보다 하루 늦게 똑같은 상영일정을 잡아놓았다. 극단 배우세상 소속인 김갑수와 조재현이 메이저급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놓고 경합을 벌이는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대표를 맡고 있는 김갑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아마 찾아보기 힘든 일일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조재현은 부인 김지숙씨를 동반해 두터운 금실을 과시하고 있는데, 주위 사람에게는 "모처럼 남편 구실하는 것 같아 조금 체면이 선다"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정작 부인에게는 "남편 잘 만난 줄 알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15일 밤 소니센터의 바에서 펼쳐진 한국영화 리셉션에서는 한국 영화인들과 외국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주요인사 소개가 끝난 뒤 호스트인 유길촌 영화진흥위원장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자 실내는 디스코텍으로 변했으며 이날의 헤로인인 서 원도 신나게 스텝을 밟아'댄싱퀸'으로 꼽혔다. 밤 10시에 시작된 이날 리셉션은 새벽 1시까지 예정돼 있었으나 열기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아 새벽 2시를 넘겨 겨우 끝마쳤다. 이 자리에는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명계남 부산영상위원장, 황원탁 주독 대사, 임창순ㆍ김영희 공사, 이현표 문화공보원장, 유기선 문화관광부 영상진흥과장, 김기덕 감독, 사카모토 준지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나쁜 남자」 제작자인 이승재 LJ필름 대표,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등도 참석했다. 16일 오후 7시 30분 주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릴 한일합작영화 「KT」의 공식시사회에는 황원탁 대사 부부와 야기 다케시 일본공사 부부가 나란히 앉아 한일간의 우의를 과시할 예정이다. 본국 출장중인 일본대사의 대타로 나선 야기 공사 부부는 이날 밤 10시 포시즌 호텔에서 열릴 리셉션에도 황대사 부부와 함께 참석한다. (베를린=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