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 코너에서 양재천에 살고있는 야생너구리를 포획하는 장면을 방송한 MBC「느낌표!」제작진이 자사의 연예정보프로그램「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해 이날 방송에 일부 연출이 가미됐음을 밝히는 ''양심선언''을 해 방송가의 화제가 되고있다. 지난 30일 오후 10시 55분 방송된「섹션TV 연예통신」의 첫머리에 등장한「느낌표!」의 김영희CP는 "지난 20일 너구리를 포획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현장을 촬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27일 방송에서는 연출장면이 전파를 탔다"며 "마치 그 장면이실제상황인 것처럼 시청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책임프로듀서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CP는 또 "오는 2월 3일 방송에서 더욱 자세한 촬영과정을 알려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CP에 따르면 야생너구리 포획조는 5개조로 구성됐는데 카메라가 포획조를 모두 따라다닐 수 없어 `결정적'' 장면을 놓치게 됐다는 것. 결국 제작진은 너구리를잡은 직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포획장면을 연출하자는 결정을 내렸고,그 화면은 27일 전파를 탔다. 김CP가 이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것은 ''신동엽의 하자하자'' 코너를 위해 영국에갔다가 귀국한 27일 밤. 이미 방송이 나간 상황에서 김CP는 방송인의 양심상 연출된화면을 아무런 고지도 없이 실제상황인 것처럼 내보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사과방송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에따라 김CP는 오는 2월 3일 방송될「느낌표!」에서 시청자에게 사과의 뜻을전달하려고 했으나, 다른 제작진과의 협의 끝에 한시라도 빨리 오해의 소지를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30일「섹션TV 연예통신」을 통해 사과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김CP는 "어떻든 간에 양재천에 살고있는 너구리를 제작진이 3개월여의 기다림끝에 잡은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당시 PD가 일부 상황을 연출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느낌표!」의 취지가 정직하고 바른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CP는 또 "비록 이번 방송과 관련, 시청자들로부터 아무런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지만, 사실대로 밝히는 것이 방송인의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시청자들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경규의 다큐멘터리 보고서''코너는 지난해 11월 어린이들에게 자연을 돌려주자는 취지로 기획돼, 출연진이 양재천에 살고있는 야생너구리를 찾아나서는 장면을 방송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