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훈동 갤러리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는 '양동작업실의 사람들'전은 TV 시트콤 형식을 빌린 이색기획전이다. 양평에는 많은 작가들이 몰려 살지만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종빈 김남진 이인 최석운 등 작가 4명은 양평 중에서도 양동면 한 마을에서 희로애락을 같이하면서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 전시는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작가들이 참여하는 기획전과 달리 시트콤 형식으로 꾸몄다. 출연자들이 매번 다른 주제의 주인공이 되는 TV 시트콤처럼 작가들이 각자 주제를 갖고 한 공간 안에 서로 다른 전시장을 꾸몄다. 이들의 작품에는 농촌생활에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소박한 감성과 여유로움 그러면서도 현대인의 척박한 삶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등이 담겨있다. 이종빈은 비닐하우스 내에 한 부부가 등지고 잠을 자는 스티로폴 작품을 내놨다. 한 이불을 덮고 있으면서도 서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처받은 농촌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김남진은 흙의 중첩된 마티에르와 형상이 조화를 이뤄 서정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는 '배'의 형상을 통해 현대인들의 방황과 외로움을 담았다. 이인은 한지 위에 여러가지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수 십차례에 걸친 밑그림 채색으로 완성하는 작품을 내놨다. 인간 내면에 잠재된 갈망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최석운의 '휴식'은 평일 오전 11시에 한가로이 목욕탕을 찾는 한량들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담아냈다. 갤러리사비나의 이명옥 대표는 "지역작가들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양동작업실의 사람들'을 계기로 '일산작업실의 사람들''대구작업실의 사람들' 등 기획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28일까지.(02)736-4371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