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을 1백50여일 남긴 요즘 88올림픽 때처럼 '개고기'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야만인이라고 비난하자 한국인들은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하나의 문화'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바르도는 지난 4일 MBC 라디오(FM 95.9㎒,오전 6시)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전화인터뷰 도중 "거짓말하는 한국인과 더 이상 대화할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기도 했다. MBC TV '생방송 화제집중'(월∼금 오후 5시35분)은 21일과 28일 프랑스의 바르도를 직접 찾아가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고 프랑스인들이 진미로 꼽는 '프아그라(거위 간)'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제작팀은 지난 14일 프랑스로 떠나 '동물들의 크리스마스'라는 행사장을 찾았다. 이 행사는 주인 잃은 애완 동물들에게 새 주인을 찾아주는 일종의 입양행사.그곳에서 이 행사를 주최한 바르도와 알랭 들롱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행사장엔 한국에서 개고기를 도살하는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육체파 여배우에서 동물애호가로 변신한 바르도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동물보호론자의 관점에서 개고기 식용을 납득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바르도는 "한국 뿐만 아니라 어떤 나라에서도 개고기 먹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며 "한국을 지목한 이유는 내년에 월드컵이 열려 세계인들이 한국에 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을 건방지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옳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고 제작팀은 전했다. '생방송 화제집중'은 오는 28일 방송분에서 세계 3대 진미의 하나라는 거위 간 '프아그라'를 거위로부터 얻어내는 잔혹한 과정을 소개한다. 간을 비대하게 만들기 위해 거위를 좁은 철창 안에 가두고 주둥이에 강제로 깔대기를 꽂아 사료를 먹이는 등의 모습을 살펴본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