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 캔 카운트 온 미"는 소도시에 거주하는 싱글맘의 가정에 관한 드라마다. 소도시라는 제한적인 공간,이혼후 아들과 사는 싱글맘이란 특수성은 삶의 입지를 좁힐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설정에서 빚어진 특이한 상황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개된 작품이다. 어릴적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한꺼번에 여읜 새미와 테리 남매의 생활방식은 사뭇 대조적이다. 뉴욕 북부의 소도시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사는 싱글맘 새미는 부모가 물려준 집에서,7년째 인근 은행에서 근무중인 정착민. 새미는 애인의 청혼을 거절하고 직장 상사와 눈맞아 바람을 피우기도 하지만 가정을 지키고,지역민으로 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남동생 테리는 따분한 시골생활이 싫어 미국전역을 방랑한다. 거리에서 눈맞은 여자를 임신시키고 사고로 감옥에 가기도 했다. 테리가 오랜만에 새미집으로 돌아오면서 둘은 충돌한다. 누나지만 어머니 역할까지 감당해 온 새미에게 늘 탈출을 꿈꾸는 테리는 철부지와 다를 바 없다. 테리는 결국 떠난다. 그가 남긴 "나를 믿어줘(유 캔 카운트 온 미)"란 말은 서운함과 동시에 사랑을 함축하고 있다. 두 배우의 연기는 마치 친남매처럼 조응한다. 새미는 부모가 살던 마을에서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이 실제보다 정서적으로 성숙됐다고 믿는 타입이다. 방황을 통해 자신의 초라함을 절감한 테리는 누나의 타박을 받아들인다. 이 영화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대상과 각본상을 받았고,몬트리올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코미디 "애널라이즈 디스"의 시나리오를 썼던 케네스 로너갠의 감독 데뷔작. "트루먼쇼"에서 짐 캐리의 상대역으로 나온 로라 리니와 "라이드 위드 데블"의 마크 러팔로가 출연했다. 14일 개봉.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