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부산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이10일 오전 부산 코모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영화의 현주소를 평가하고 영화제에 임하는 소회 등을 피력했다. 재능있는 아시아 신인감독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 부산영화제 유일의경쟁부문인 뉴커런츠 부문에는 올해 송일곤 감독의 「꽃섬」등 모두 11편이 진출해경합을 벌인다. 이 부문 심사위원장은 「비정성시」「상하이의 꽃」등으로 유명한 `대만영화의거장' 허우 샤오시엔이 맡았고, 60년대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윤정희씨와 「낭낙」「잔다라」의 태국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네덜란드의 영화평론가 피터 반 뷰렌,중국 영화 전문가인 뉴질랜드의 폴 클락 등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이날 회견에서 "심사위원을 할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편견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제를 놓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창작품을 골라낸다는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고충섞인 소감을 털어놨다. "한국 영화는 거의 볼 기회가 없어「쉬리」정도가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대만에서 한국 영화의 발전 소식을 들었고, 한국영화가 상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부산영화제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현재 시장상황이 좋은 만큼 한동안 계속해서 발전하거나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지 않겠느냐"고조심스런 견해를 밝혔다. 태국의 논지 니미부트르 감독은 "심사위원을 처음으로 맡아 흥분된다"면서"태국과 한국의 영화 산업은 둘 다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영화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폴 클락은 "아시아라는 개념은 없는 것 같지만 극동, 동남아시아에서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모든 아시아 국가 영화들이 급격한 속도로 바뀌고 있고, 이런 변화가 깊은역사를 뒷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4번째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피터 반 뷰런은 "한국 영화를 보면서 `인사'라는 것을 배우게 됐는데 지금 한국 영화에 큰 절을 올리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그는 또 "한국영화 가운데 이창동, 장선우, 김기덕,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요즘유럽이나 외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한국에서 매년새로운 감독이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리에 살고 있는 윤정희씨는 "최근 들어 파리에서도 한국 영화를 알리는영화제가 기획되는 등 한국 영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고 소개한 뒤 "좋은 시나리오만 있으면 언제든지 영화로 돌아갈 생각"이라며 연기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부산=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