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주말드라마 '아버지와 아들'의 후속으로 다음달 3일부터 '화려한 시절'(극본 노희경·연출 이종한,토·일요일 오후 8시50분)을 방송한다. 이 드라마는 70년대 초반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가난과 절망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룬다. '화려한 시절'은 한국적인 정서를 잘 표현해온 이종한 PD와 두터운 팬을 확보하고 있는 노희경 작가가 만드는 작품. 이 PD는 '분례기' '관촌수필' '왕룽의 대지' 등을 통해 정겨움이 느껴지는 우리네 정서를 잘 그려냈으며 노 작가는 '아직은 사랑할 시간' '거짓말' '바보같은 사랑' 등을 통해 마니아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온 작가다. 이 드라마엔 풋풋한 청춘남녀의 사랑뿐만 아니라 중년의 사랑이 함께 그려진다. 이를 위해 지성 박선영 류승범 공효진 등의 젊은 연기자들과 김영옥 박근형 박원숙 임현식 임예진 김보연 등 베테랑 탤런트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청춘의 사랑은 명문대 정치외교학과생인 장석진(지성)과 가짜 대학생 오민주(박선영)가 주축이 된다. 낮에는 가짜 대학생으로 생활하다가 밤에는 이태원 거리를 누비는 민주가 석진을 부잣집 아들로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다. 민주는 자신을 버리고 흑인병사를 따라 미국으로 가버린 엄마를 찾아 복수하는 것이 삶의 목표다. 이를 위해 석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가난한 대학생인 것을 알고 그와 헤어지려 한다. 하지만 이미 이 둘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중년의 사랑은 박원숙과 박근형이 끌어 나간다. 석진의 어머니(박원숙)는 시어머니와 함께 두부 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에게 얼굴 붉힐 일이 생긴다. 죽은 남편처럼 방탕한 박근천(박근형)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박근천은 밥은 굶어도 양복입고 목에 힘을 주어야 하는 인물. 제작진은 각박한 현실에 찌든 요즘 기성세대가 이 드라마를 통해 지난날의 가난했던 삶을 괴로운 기억이 아니라 애뜻한 그리움을 갖고 회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