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큰 인기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매주 수요일 방송 되는 KBS '시사 터치 코미디 파일'에 출연해 시선을 끌고 있는 신인 개그맨 김영삼(26)씨.


그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탄탄한 장래가 보장되던 치과 의사였다.


작년 2월 전북대를 졸업하고 치과대학 병원에서 전공의(석사) 과정을 밟던 그는 올 4월 KBS 신인 개그맨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며 연예계에 들어섰다.


과감히 가운을 벗어 던지고 개그맨을 선택한 김씨는 어릴 적부터 기발하고 엉뚱한 발상으로 늘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고 하던 '끼가 넘치는 소년'이었다.


남의 배꼽을 잡는 재능으로 늘 친구들이 그의 곁에 들끓었고 고교와 대학시절에는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시절 '캠퍼스 영상 가요'에 출전, 모기장을 들고 나와 "무대를 망가뜨리겠다"고 설치는 코믹한 연기로 출연진과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몰고 갔다.


김씨는 "스스로도 끼가 많다고 생각해 중,고교시절 방송인을 꿈꿨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타 방송사의 개그맨 선발대회에 나갔다 낙방해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치과의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재미 삼아 시험을보러 온 것 아니냐'는 핀잔과 비아냥거림을 받으며 끼를 펼쳐보이기도 전에 퇴짜를 맞아야만 했다.


한 학기 남은 대학원 마무리와 후배들 실습 강의를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전주를 오가는 그는 서울에 7평짜리 원룸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


치대 출신답게 항상 호주머니에 자이리톨 껌을 가지고 다니며 선.후배 연예인들에게 충치예방을 강조한다는 김씨는 치과의사의 경험을 살려 만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a18032.com)를 통해 치아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고정 프로그램에 나오자 당초 그의 개그맨 활동을 "좋은 직업 놔두고 웬 방송이냐"며 극구 말리던 부모님도 모니터까지 해주며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안정적이고 정체된 것보다는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개그맨이 더 매력적이었다"면서 "순발력은 좋지만 연기력이 떨어져 연습중이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기자 ich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