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서른 두살 먹은 노처녀."고독"을 노래한 셀린 디온의 "올 바이 마이셀프"를 처절하게 따라부르며 외로운 밤을 견디는 여자.툭하면 이상한 남자들을 들이대며 선을 보라는 엄마로 인해 브리짓의 스트레스는 높아만 간다. 그러던 여자에게 바람둥이와 성실한 남자가 찾아들고 여자는 둘사이를 오가다 결국 진실한 사랑을 얻는다. 르네 젤위거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일기"(9월1일 개봉)는 노처녀 브리짓의 일기를 통해 "평범한 노처녀"의 일상을 거리낌없이 들춘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들어갈 줄 모르는 배를 밀어넣으려 "엄마것"같은 대형 것들과 싸우거나,좀처럼 줄지 않는 몸무게를 매일 달아 적어대는 모습은 "내 친구들"의 이야기인 듯 낯익고 친근하다. 하지만 "브리짓"은 드물게 솔직하면서도 역시나 "달콤한 인생"의 허구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영화다. 여기저기서 살이 비어져 나오는 별볼일 없는 몸에,딱히 매력으로 꼽을 덕목이 많지 않은 보통 여자지만 그 삶은 사실 평범함과 거리가 있다. 남자를 고르느라 걱정이요,고독을 달래줄 친구들도 많은 그녀에게,성실하고 능력있는 남자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한다"고 속삭인다. 도처에 빛나는 유머감각이 사랑스럽고 상황에 딱 들어맞는 음악들도 즐거운 "브리짓"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하지만,삶이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브리짓 또래의 여자들에겐 크게 달가울 것 없는 영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