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과 국내 방송사간의 2002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중계권료의 규모를 둘러싸고 양측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나 오는 8월말까지는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막바지 협상에 임하고 있는 국내방송사들은 일단 협상테이블에 제시된 중계권료가 워낙 고액이어서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 FIFA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FIFA의 중계권 판매를 대행하는 독일의 `키르히'사가 제시한 중계권료 규모는 국내방송사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높게 책정돼 있다는 후문이다. 키르히사에 앞서 FIFA로부터 중계권을 위임받았던 대행사인 스위스의 ISL측은파산하기 전에 무려 8천만달러(1천40억여원)를 국내방송사에 요구했었다. ISL의 파산으로 중계권 협상업무를 이어받은 키르히측도 ISL 요구금액에는 못미치지지만 국내방송사들이 `기대하는'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3사가 중계권협상을 위해 구성한 한국방송단(KoreanPool) 관계자는 19일 "키르히측이 요구하는 대로 협상이 마무리되면 국내 방송사들의 생존이 어렵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폭 요구 금액을 낮춘 수준에서 어떻게 협상을 잘 마무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재로서는 결과를 예단키 어려우나 이달말까지 원만한 합의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국내 방송사는 전체 64경기를 지상파 3사가 나눠 중계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지상파 TV가 64경기 가운데 40경기만 중계하는 대가로 약 63억엔(약660억원)을 지불하기로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 일본의 경우 지상파 방송이 40경기만 중계하는 대신 전경기 중계권은 위성방송인 스카이퍼펙TV에 넘어간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