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은 간다」(One Fine Spring Day)의 제작사인 한국의 싸이더스(대표 김형순)는 5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일본의 쇼치쿠(대표 오타니 노부요시), 홍콩의 어플로즈 픽처스(대표 앨런 펑)와 투자협정서에 서명했다. 투자지분은 싸이더스 45%, 쇼치쿠 40%, 어플로즈 15%이며 쇼치쿠는 일본과 국외배급을, 어플로즈는 홍콩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배급을 맡기로 했다. 김형순 싸이더스 대표는 "한국시장만을 겨냥해서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에 외국과의 공동투자로 위험을 분산시키고 해외배급망을 확보하는 방식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작품은 국내 영화로는 처음으로 사전 기획단계에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라고 밝혔다. 일본 최대의 메이저영화사인 쇼치쿠의 오타니 대표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난 뒤 허진호 감독의 차기작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쉬리」와 「공동경비구역 JSA」의 잇따른 빅히트로 일본 내에서 한국영화 붐이 일고 있는데다가 이영애와 유지태의 일본 팬도 많아 흥행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자협정 발표회에는 한-일-홍콩 삼각연대를 성사시킨 「첨밀밀」의 천커신(陳可辛) 감독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동아시아 영화가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이때 홍콩이 한일 양국과 손을 잡은 것은 삼국 문화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봄날은 간다」는 98년 「8월의 크리스마스」로 국내외의 호평을 받은 허진호 감독의 신작으로 오디오 엔지니어(유지태)와 지방방송국 프로듀서(이영애)가 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2월에 크랭크인에 들어가 70% 가량 촬영을 마쳤으며 9월말 국내 개봉에 이어 일본과 홍콩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