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피아니스트 피터 야블론스키(30)가 다음달 17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에서 내한 독주회를 연다.

엠마뉘엘 액스,장 이브 티보데에 이어 LG아트센터가 마련한 피아노 리사이틀 시리즈 3번째 무대다.

야블론스키는 액스,티보데,6월 내한할 예핌 브론프만에 비하면 비중이 떨어지는 게 사실.

그러나 이들중 가장 젊은 피아니스트란 점과 4차례 내한공연을 가졌을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높다는 점 등이 눈에 띈다.

그는 4차례의 내한연주를 통해 천재적인 직관력과 탄탄한 리듬감,열정을 표출할 줄 아는 연주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안정감있는 진행이 부족''하고 ''뭔가 아직 어설픈 연주''라는 혹평도 들어야했다.

아무리 세계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해도 20대 피아니스트로서 충분히 들을 수 있는 비판이란 생각도 든다.

그가 이제 30줄에 접어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내면의 깊이가 더해가고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나이에 이른 것이다.

수려한 용모로 ''오빠부대''를 몰고다니는 ''인기''에 주저앉아서도 안될 나이다.

액스 티보데 브론프만이라는 쟁쟁한 피아니스트들과 어깨를 겨누는 무대인 만큼 이번 내한공연은 더욱 그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야블론스키는 6살때 재즈 드러머로 대중앞에 섰다.

10살때는 뉴욕의 빌리지 뱅가드란 재즈클럽에서 타악기 주자로 연주실력을 뽐냈다.

이때 쌓은 재즈적 감수성과 리듬감이 그의 피아니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14살인 1985년 폴란드 바르샤바와 크라코프에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으로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3년후에는 영국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에 최연소로 들어가 피아노와 작곡,지휘공부를 했다.

이후 정명훈이 지휘한 필하모니아와 협연(1995년 서울)한 것을 비롯,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프랑스국립 로얄필 BBC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협연무대를 가져왔다.

야블론스키는 특히 피아노의 거장 아쉬케나지와의 인연으로 유명하다.

우연하게 야블론스키의 음반을 들은 아쉬케나지가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고 함께 음반작업을 하자고 제의했던 것.

실제로 이 두사람이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는 에디슨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쇼팽 브람스 등 낭만시대 이후 곡들이 주로 연주된다.

쇼팽 ''폴레네이즈 1번'',브람스 ''소나타 2번'',바르톡 ''소나티나''''모음곡 작품14'',드뷔시 ''영상 제1권''을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비제/호로비츠 ''카르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자신이 직접 편곡해 연주할 예정이다.

(02)2005-0114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