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이 한국의 창극,중국 월극(越劇),일본 가부키(歌舞伎)로 나뉘어 만들어지는 이색 무대가 펼쳐진다.

춘향과 이몽룡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사랑''장면은 월극,춘향의 옥중수난 장면은 가부키,두 사람의 재회장면은 우리 창극이 각각의 독특한 극형식과 음악,의상으로 춘향전을 색다르게 되살린다.

국립극장과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는 아셈(ASEM)회의와 베세토연극제를 기념해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한·중·일 3국의 전통극으로 ''춘향전''을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동아시아 3국의 전통문화를 한 무대에 융화시키는,아시아 공연예술사에 길이 남을 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춘향전은 중국에서 1954년,78년 두차례에 걸쳐 월극 형태로 공연됐었다.

가부키로 만들어지는 춘향전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일본에서 춘향전은 이미 현대극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작된 바 있다.

중국의 샤오바이화(小百花) 월극단은 월극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극단.

여배우만 출연하는 월극의 특성상 감미로운 노래와 여성미를 살린 세밀한 연기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계 유일의 가부키 전문공연단체인 쇼치쿠 주식회사가 참가한다.

가부키는 월극과 반대로 모든 배역을 남자배우가 연기한다.

춘향역을 맡는 온나가타(女方·여성을 연기하는 남자배우)의 연기술이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우리측은 손진책 연출,안숙선 도창으로 국립창극단이 나선다.

춘향역에 김지숙,몽룡은 왕기석이 맡는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74-3507

''춘향전''공연의 모체라 할 수 있는 베세토연극제도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를 맞는 한·중·일 3국의 현대극 잔치다.

일본 극단 세이넨자는 ''분나,나무에서 내려오렴''을 공연한다.

중국 다리안극단의 ''3월의 도화수''는 자본주의 도입 이후 급변하는 중국 사회의 실상을 세 젊은이의 만남과 사랑이란 소재로 풀어내는 작품.

서울예술단의 ''청산별곡''은 고려가요의 애절한 이야기를 세련된 감각의 가무악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02)756-6865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