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을 소재로 한 조선시대 고서화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만남과 헤어짐의 미학''전이 그것.

이 전시는 조선시대 계모임을 소재로 한 계회도(契會圖)와 헤어짐의 정표였던 전별시(餞別詩)를 중심으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16세기에 제작된 예안 김씨의 계회도 3점과 단원 김홍도의 ''병암진장''첩은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병암진장''첩은 홍의영과 유한지가 그림 안에 시를 써서 서화의 풍류를 한껏 드높였다.

능호관 이인상의 ''수하한담도''는 조선시대 회화도록에 자주 등장하는 명화 중의 명화로 꼽힌다.

또 퇴계 이황이 후학인 남언경과 헤어지면서 쓴 송별시를 비롯해 자하 신위가 용강현령으로 떠나게 된 데 대해 유득공 천수경 등 20여명의 벗들이 지은 전별시를 묶은 ''암연첩''도 관심을 끈다.

추사 김정희의 ''운외몽중''첩과 ''해붕대사 화상찬''은 만남과 헤어짐의 미학이 흥건히 젖어있다.

노인들이 계곡 옆 공터에서 흥겹게 노는 모습을 현장감 있게 그린 정수영의 ''백사동인야유회도''와 이별의 정을 실감나게 묘사한 신명준의 ''산방전별도''도 눈길을 붙잡는다.

박승무가 이응노에게 그려준 ''천첩운산도'',김원용 전 서울대교수가 자신이 어렵던 시절에 도움을 준 벗들에게 보낸 목판화그림 ''연하장'',김은호 이용우가 함께 그린 ''죽림칠현도'' 등 근대작품들도 더러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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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