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의 작곡자 고 안익태 선생은 스페인의 마요르카 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있던 1965년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스페인 국적을 갖고 있었다.

법적으로 따지면 애국가의 저작권은 스페인에 있는 셈이다.

한국이 애국가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법하다.

이런 약점을 알아챈 스페인 마요르카지방의 마피아들이 애국가의 사용료를 달라며 한국에 몰려드는데...

국립극단이 창립5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보이는 연극 "마르고 닳도록"의 줄거리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상상인지 잘 분간이 안된다.

그동안 우화적인 소재로 관념적인 희곡을 많이 썼던 이강백의 작품이라는 점이 놀랍다.

국립극단이 무거운 주제의식과 장중한 형태의 연극스타일에서 벗어나 이강백과 손잡았다는 점도 획기적이다.

이 작품에서는 마피아,가짜 유족들,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등 한국의 대통령,투우사들이 마드리드 마요르카 서울 뉴욕을 종횡무진 누빈다.

이들의 코믹한 행동을 통해 지난 64년부터 98년까지의 한국 역사를 환상적인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재현한다.

영화보다도 빠른 장면전환,코미디보다 더 풍자적인 해학이 맛을 더한다.

연출 이상우.

6월24일~7월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74-3507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