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출신의 라세 할스트롬은 "선"이 분명한 감독이다.

"개같은 내인생""길버트 그레이프"등 대표작에서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슬픈 내용이지만 감성에 빠지는 실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잔잔한 톤으로 항상 희망을 노래한다.

6월 3일 개봉하는 "사우더 하우스"(the Cider House Rules)도 할스트롬감독의 전작들과 같은 유형의 영화다.

무대는 1940년대 미국의 한 고아원이다.

호머(토비 맥과이어)는 고아원에서 18년을 보내며 원장선생님인 라치(마이클 케인)박사로부터 의술을 전수받은 청년이다.

나이가 많은 라치박사는 호머가 자신의 뒤를 이어 고아원을 맡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호머는 애를 지우기 위해 고아원에 온 캔디(샤를리즈 테론)와 월리라는 젊은 남녀에 이끌려 고아원을 떠난다.

그는 사과농장에서 일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바다를 보며 새로운 세계에 접하게 된다.

캔디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나 라치박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호머는 다시 고아원으로 간다는 내용이다.

누가 자신들을 데려가길 학수고대하는 고아원 아이들,1년에 한번씩 보는 영화가 오직 "킹콩"뿐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어하는 순수한 아이들.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딸과 성관계를 맺는 부정을 저지르는 로즈 등 불행한 사람들의 삶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영국의 지성파 배우인 마이클 케인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마이클 케인)과 각색상(존 어빙)을 거머쥔 작품이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