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를 쓴 사나이가 홀안으로 들어선다.

그의 손에 들린 총이 불을 뿜는다.

맥없이 쓰러지는 사내들 사이를 헤치고 홀연히 한 여자가 다가온다.

여자와 함께 사내가 뒤돌아서는 순간 그의 뒤통수에 총구가 와닿는다"

SBS가 오는 30일부터 방송하는 새 일요아침 드라마 "좋아 좋아"(일 오전8시50분)는 주인공 박지섭이 출근길에 꾸는 "개꿈"으로 시작한다.

"영웅본색"을 패러디한 이 도입부는 다소 엉뚱하지만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벌이는 사랑의 줄다리를 통해 일요일 아침 상큼한 웃음을 선사하겠다는 제작의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완벽한 외모로 "주윤발"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지섭(소지섭)과 덜렁대는 성격의 "찢어진 뱁새" 권오준(권오중)은 성격이 전혀 딴판인 대학동창사이.

장난감회사 개발실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 두 사람은 직장동료 운조아(김선아)를 놓고 다시 격돌한다.

세 남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매회 에피소드형식으로 전개하는 드라마에는 만화적인 캐릭터와 발랄한 웃음이 담겨있다.

첫회 시사회가 있었던 지난 26일 SBS의 일산 탄현제작소의 시사회장은 온통 웃음바다였다.

동반장 운세만역으로 출연해 "근엄한" 코믹연기를 보여주는 임현식을 비롯 김기현 이희도 등 조연급의 면면에서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또 다른 특징은 각각 2명의 연출가와 작가가 호흡을 맞추는 투톱시스템.

"좋아좋아"를 통해 나란히 입봉하게 되는 조남국.이용석 PD가 권인찬.박범수 작가와 각각 2회씩을 맡아 서로 다른빚깔의 연출력을 선보인다.

네 사람의 조화가 드라마에 어떻게 투영될지가 관심이다.

조 PD는 "코미디나 시트콤처럼 웃음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시추에이션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속에 삶의 잔잔한 감동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