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존산소 3㎎ 이하 물 덩어리, 바다생물 질식사 유발
특히 양식장 피해 우려…패류·멍게 수하연 조절 필수
여름철 남해안의 불청객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무엇?
남해안에서 '여름철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예년보다 일찍 발견되면서 양식업계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6일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바다 저층에 용존산소가 낮은 수역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을 말하는 용존산소는 계절이나 해역별로 큰 차이는 있지만 보통 남해안의 경우 여름철 표층 바닷물 1ℓ당 8∼12㎎ 이상 측정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1ℓ의 바닷물에 용존산소가 3㎎ 이하로 떨어진다.

용존 산소 3㎎ 이하 물덩어리가 생겨나면 꽃게나 멸치 같은 작은 생물들이 이를 피해 다니고, 2㎎ 이하가 되면 비교적 큰 생물인 민어 등도 회피한다.

1㎎ 아래로 떨어지면 바닷속 지렁이도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지난해 산소부족 물 덩어리 현상이 심할 때는 경남 진해만 저층의 용존산소가 0.4㎎으로 측정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남해안의 불청객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무엇?
여름철에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많이 생기는 것은 햇볕으로 인해 표층 수온은 올라가지만, 저층에는 차가운 물이 남아있어 표층과 저층의 바닷물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온도 차이로 인해 중간에 물 섞임을 차단하는 성층이 생기는데, 이에 따라 대기에서 들어오는 산소가 저층으로 전달되지 못해 저층의 산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일찌감치 이상고온이 발생하면서 평년보다 보름 정도 빠른 지난달 말 경남 진해만과 전남 여수 가막만에서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관찰됐다.

이달 초에는 통영 한산만과 북신만에서도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출현했다.

산소부족 물 덩어리는 물의 움직임이 잔잔한 곳에서 잘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나, 해류가 강한 동해에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잘 생기지 않지만, 섬이 많아 물의 흐름이 잔잔한 남해의 만(灣)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문제는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많이 생기는 곳은 양식장도 많다는 점이다.

양식장도 해류의 흐름이 빠르지 않은 곳에 주로 생겨나다 보니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발생하면 매년 양식생물이 집단 폐사하는 등으로 큰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패류는 스스로 이동을 못 해 더 큰 피해를 본다.

수과원은 올여름 본격적으로 수온이 상승하면 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저층에서 5∼6m 이상까지 두꺼워지고, 주변 해역으로 발생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특히 패류와 멍게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패류 양식장에서는 수하연(양식생물을 매달아 물속으로 내린 줄)의 길이를 짧게 해 용존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층에 양식 생물을 두도록 조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