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타결 가능성에 무게 두면서도 우려 시선 거두지 못해
JP모건 "미 디폴트 확률 25%며 더 커가"…피치 이어 DBRS도 경고
막바지 진행 중인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놓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디폴트 예상일(X-데이트)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부채 한도 상향 협상이 실패해 미국 정부가 채무를 제때 지급할 수 없을 가능성이 25%며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폭스비즈니스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이르면 연방정부가 내달 1일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경제기관들도 내달 15일 이전에 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JP모건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커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롤리는 "우리는 여전히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로 X-데이트 전에 법제화된 타결을 생각한다"면서도 현재로는 "부채 한도 증액 없이 그날을 넘어갈 가능성은 약 25%로 보고 있고 커가고 있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그는 연방정부가 부채 한도를 위반하는 상황이 왔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로는 재무부가 채무에 대한 원리금 상환을 우선순위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술적 디폴트'(technical default)를 피할 수는 있지만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 여러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점점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요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24일 미국에 대해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매기면서도 향후 등급 하향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대상'(Rating Watch Negative)으로 지정했다.

피치는 "X-데이트가 빠르게 다가오는데도 문제 해결을 막는 정치적 당파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합의를 기대하지만 "연방정부가 일부 지급 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피치에 이어 캐나다의 신용평가사인 DBRS도 25일 미국의 AAA 등급에 대해 하향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DBRS는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Under Review with Negative Implications)으로 올리고 "이는 의회가 적시에 부채 한도를 늘리거나 유예하지 못할 위험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DBRS는 여전히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의회가 행동하지 않으면 미국 연방정부는 모든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4일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지만 미국이 디폴트를 겪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디스의 윌리엄 포스터 수석부사장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X-데이트를 넘기고 이자 지급을 못 하는 시나리오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적으로 디폴트 사례가 없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미국은 이전에 디폴트 상황이 된 적이 없으며, 다만 2011년에는 공화당이 부채 상한 증액을 거부하면서 디폴트 위기에 몰린 적이 있다.

당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내렸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현재 백악관과 공화당 측은 협상 진전을 언급하면서 막판 협상 타결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에도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