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금융위기 계기로 정부 → 민간 주도 성장 전환"
'혁신과 기술을 활용한 경제개발 성공 사례' 보고서 발간
KDI·세계은행그룹 "한국, 혁신·기술로 중진국 함정 벗어나"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세계은행그룹(WBG·World Bank Group)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을 돌아보는 보고서를 26일 발간했다.

KDI와 WBG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이노베이티브 코리아 리포트 : 혁신과 기술을 활용한 경제개발 성공사례' 출판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서는 "아시아 금융위기는 그간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작동했던 '발전국가 모델'의 한계를 노출했고 한국 정부는 시장을 직접 지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성과 혁신을 지향하는 민간 주도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며 "한국은 혁신과 기술 발전을 통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고소득 국가로 성장했다"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금융 부문 개혁, 규제 완화, 무역 진흥 등 시장경쟁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산업정책도 대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혁신과 기술을 촉진하고 중소기업과 기술 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아시아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아 거시경제의 취약점에 대한 '중대한 개혁' 조치를 단행한 결과 경제 회복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과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에 힘입어 세계적인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국으로 성장했다"면서 "한국의 경험은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초기 투자가 막대한 이익을 준다는 교훈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인적·물적 자원개발 정책을 시행한 점, 금융위기 이후 기업·금융·공공·노동 부문을 개혁하고 시장 규율을 강화한 점 등도 개발도상국에 교훈을 준다고 평가했다.

조동철 KDI 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의 경제발전은 실용주의, 포용적 제도, 창조적 파괴로 특징지을 수 있다"며 "미래에도 경제 성장을 지속하려면 이러한 원칙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칼레드 엘아타르 이집트 정보통신기술부 차관의 기조연설, 소훈섭 WB 거시경제·무역·투자국 부국장의 보고서 내용 설명에 이어 전문가 토론이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