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지난달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서 전체의 30% 수입
中·인도로 향하는 러시아 원유…"세계 원유시장 지형 재편 중"
서방 제재의 영향으로 러시아산 원유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경제 대국들로 향하는 데다 중국은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도 원유를 수입하면서 글로벌 원유시장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는 지난달 수입 원유의 30%를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 3개국에서 들여왔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당시 12%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그동안 이들 국가에 원유 수출을 해왔던 서아프리카와 미국산 수입 규모는 각각 40%와 35% 감소했다.

지난 30년간 석유업계에 몸담아온 중국 석유회사 시노켐에너지의 전 이코노미스트 왕 넝콴은 "값싼 원유 수입으로 아시아 수입국들이 승자인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가 러시아의 최대 교역 파트너가 되면서 러시아 원유 수출을 정상화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인도와 중국의 주도로 성장해온 하루 1억 배럴 규모의 수요가 있는 세계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시장인 석유 시장의 지형 변화를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와 관련 제품의 자국 시장 유입을 금지하고 유가 상한제를 도입해 다른 지역으로 밀어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지지를 받는 이 시스템은 러시아의 수익을 억제하는 동시에 세계시장에 원유공급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고안된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와 중국을 언급하면서 "아시아내 러시아 수출의 90%가 이들 두 나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가 석유 수출 지형 재편에는 성공했지만 기존 고객 기반을 대부분 잃고 자국 수출의 운명을 인도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크게 의존하게 되면서 이들 국가 정유업체가 거대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