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만에 '대우' 뗐다...'한화오션' 출항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최종 마무리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국내 3대 조선업체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반세기 가까운 '대우' 역사를 뒤로하고 한화그룹의 조선 계열사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면서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사명은 2002년부터 사용했으니 대우에서 한화로 간판이 바뀌는 것은 45년 만이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계열사 5곳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 한화오션의 주식 49.3%를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16일 본계약을 맺은 지 6개월여만에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다.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도 함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김종서 사장은 상선사업부장을, 정인섭 사장은 거제사업장 총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참여한다.

사외이사로는 미국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손자이자 젭 부시 전 플로리다주지사의 아들 조지 P. 부시(마이클 앤 프리드리히 로펌 파트너),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 현낙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봉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참여한다.
45년만에 '대우' 뗐다...'한화오션' 출항
권혁웅 신임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낸 'CEO 레터'를 통해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잠수함, 구축함 등 대우조선의 특수선 분야 역량을 흡수한 한화는 기존의 항공우주·지상 방산에 해양 분야까지 더해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몸집을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에 다가서게 됐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데다, 산업은행이 한화의 대금 분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이후 대우조선 인수에 재도전한 한화는 작년 9월 정부 논의를 통해 인수 주체로 다시 선정됐고, 해외 경쟁당국 승인을 거쳐 올 4월 최종 관문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까지 통과했다.

공정위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로 함정과 함정 부품 등 방위산업 제품 입찰 과정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등 3개 조건을 내걸고 인수를 승인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경영 정상화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올 1분기에도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천858%를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적자 규모는 3조4천억원에 달한다. 핵심 인력 유출 등에 따른 인력 확보와 결속력이 강한 노조와의 관계 정립 등도 당면 과제다.

한편 조선업계는 한화오션의 경영이 정상화되면 이른바 '빅3'가 '제값 받기' 등을 통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