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사임, 회장직은 유지…재임중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 다각화
모건스탠리 고먼 CEO, 13년만 물러난다…"후임 후보 3명"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가 13년간의 여정을 끝으로 1년 내 사임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고먼 CEO는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으로 남겠다고 밝혔다.

고먼 CEO는 HBO의 드라마 '석세션'의 등장인물 중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죽은 기업 창업주를 언급하며 "나는 로건 로이처럼 나가고 싶지 않다"며 특유의 '진지한 농담'을 던졌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취임한 고먼 CEO는 트레이딩과 IB 부문에 의존했던 모건스탠리의 사업을 다양한 부문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로 올해 1분기 모건스탠리의 매출 중 45%가 자산관리 부문에서 나왔다.

이 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모건스탠리 주가는 기존 사업을 고수한 경쟁 IB 골드만삭스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 밖에도 고먼 재임 중 모건스탠리는 투자관리회사 이튼 밴스, 전자 거래 플랫폼 이트레이드, 주식 계획 운영 기업 솔리움 캐피털 등을 인수했다.

고먼 CEO가 사의를 밝힘에 따라 모건스탠리 이사회는 후임자로 3명의 후보를 선정했다.

후보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테드 픽 트레이딩·뱅킹 부문 대표, 앤디 새퍼스틴 자산관리 대표와 댄 심코위츠 투자관리 사업부 대표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세 후보는 모두 백인 남성으로, 다양성 부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로이터는 관측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승계 작업이 질서 있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딕 보브 오디언캐피털그룹 전략가는 고먼의 은퇴가 모건스탠리에 타격이라며 "만약 후임자 발표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가 분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먼 CEO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 증시에서 모건스탠리 주가는 2.2%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