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대상 설명회서 '인위적 감산 없다' 의지 재확인
"파운드리에서 TSMC 성능·수율 따라가 보자" 독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이 1일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인위적 감산'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전날 실적 콘퍼런스콜을 두고 "자연적 감산이 사실상의 감산"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데 대해 선을 그으며 다시 한번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경계현 사장 "미래 위해 투자 축소 안한다…초격차 경쟁력 회복"
경 사장은 이날 DS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투자 축소 움직임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미래를 위해 투자 축소를 하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메모리 사업 분야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미 실적 발표 전부터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을 전제로 한 시장 전망을 쏟아내는 등 감산 기대가 컸지만, 경쟁 업체의 투자 축소와 감산에 동참해서는 지금의 경쟁 구도를 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0.6%로 전 분기(43.4%) 대비 2.8%포인트 하락했다.

업계 2, 3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D램 시장 점유율은 각각 29.9%, 24.8%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 격차는 작년 1분기 15.6%포인트에서 2분기 15.3%포인트, 3분기 10.7%포인트로 줄어든 상황이다.

앞서 전날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올해 시설투자(캐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고의 품질과 라인 운영 최적화를 위해 생산라인 유지보수 강화와 설비 재배치 등을 진행하고 미래 선단 노드로의 전환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단기 구간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자연적 감산'에 대해서는 여지를 뒀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사실상의 감산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의미 있는 비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자연적인 감산으로 탄력적인 생산 조절을 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생산설비 재배치, 라인 유지보수 강화 등 실질적 감산이 가동률 조정, 웨이퍼 투입량 감소 등 인위적 감산보다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되며 6∼7월께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분야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에서 TSMC의 성능과 수율을 따라가 보자"며 "2024년 3나노를 해야 하는데 TSMC와 유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