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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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여파에 뒷걸음질 쳤다. 8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에도 웃지 못한 이유다.

영업익은 역성장했지만 주력인 생활가전과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특히 전장 사업은 사업본부 출범 10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익이 3조5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줄었다고 27일 공시했다. 연간 매출액은 83조4673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연매출은 2021년 70조원을 돌파한 후 1년 만에 8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생활가전과 전장사업부가 경기 침체로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선전하며 역대 최대 매출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조8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 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감소했다. 전자기기(IT) 수요 절벽에 계열사인 LG이노텍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연결 실적이 크게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사업본부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매출액 29조8955억원으로 7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이었다. 워시타워, 크래프트아이스 얼음정수기냉장고,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가전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익은 물류 및 원자재비 인상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1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액 15조7267억원, 영업익 54억원에 그쳤다. TV 수요 감소에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했다. LG 스마트 TV 운영체제 웹O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서비스 사업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의미 있는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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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액 8조6496억원, 영업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전체 매출액에서 전장 사업 매출 비중이 1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 반도체 공급 지연 이슈에도 안정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고 LG전자는 분석했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의 경우 매출 6조903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을 냈다.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감소 영향이 있었으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의 높은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경쟁 심화 및 건전한 유통재고 수준 유지를 위한 비용 지출 영향으로 영업익은 줄었다.

LG전자는 "올해는 기존 사업 한계를 돌파하며 보다 큰 시장 기회와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며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통해 안정적 수익성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H&A사업본부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비·원자재 가격 등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점을 기회 삼아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원가 개선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도 본격 확장한다. LG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효율적 자원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VS사업본부는 올해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BS사업본부는 게이밍 모니터, 그램 노트북 등 프리미엄 IT 제품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한다. 아울러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앞세운 기업간 거래(B2B)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