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기준 메가줄당 한국 22.2원…美 26.1원·英 43원·독일 83.7원
국제 가스가격 최대 11배 급등…"주요국, 에너지 수급난에 요금 더 올려"
韓 가스요금 주요국과 견줘보면…미·영·독보다 낮은 편
'난방비 폭탄'으로 가스요금 인상폭에 대한 논란이 이는 가운데 현재 우리나라 가스요금을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겨울 초유의 난방비 대란을 몰고온 주된 원인으로는 난방 연료인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급등이 꼽힌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LNG 가격은 유럽 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격 기준으로 2021년 3월 MMBtu(열량 단위)당 6.1달러에서 지난해 9월 69.3달러로 11.4배 폭등했다.

작년 12월에는 유럽 이상고온 현상 등의 영향으로 TTF 천연가스 가격이 35.6달러로 급락했으나 여전히 재작년 초와 견줘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가스요금 인상을 비롯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현상이다.

정부는 지난해 가스 도매요금을 주택용 기준으로 네 차례(4·5·7·10월)에 걸쳐 5.47원 인상했다.

1년 새 인상률은 42.3%에 달했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국내 가스요금 인상이 이뤄진 지난해 4월까지 7차례의 요금 조정 시기가 있었다.

민수용 가스요금은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홀수월마다 조정·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인상된 천연가스 가격을 제때 반영하지 않고 작년 4월 이전까지 요금을 동결하면서 가격을 한꺼번에 많이 올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됐다.

韓 가스요금 주요국과 견줘보면…미·영·독보다 낮은 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은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이 가속하자 한국보다 가스요금을 더 많이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국가별 가스요금에 따르면 2021년 1월 당시 한국의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6.2원(세금을 포함한 최종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미국(10.4원)보다 높았다.

같은 시기 영국 16.3원, 독일 23.4원, 프랑스 25.1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 5월 기준으로는 한국 18.0원, 미국 22.1원, 프랑스 41.7원, 독일 49.6원, 영국 51.9원으로 차이가 대폭 벌어지며 한국의 가스요금이 가장 낮아졌다.

한국의 가스요금이 11.1% 오른 사이에 영국은 3배가 넘는 218.4%나 오른 셈이다.

작년 10월 기준으로는 한국 22.2원, 미국 26.1원, 영국 43.0원, 프랑스 56.6원, 독일 83.7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5월과 견줘 한국의 가스요금은 23.3% 인상됐으나 프랑스(35.7%), 독일(68.8%)과 비교해 인상률이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은 18.1% 상승했고, 영국은 17.1% 하락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스요금 인상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한국의 요금은 여전히 주요국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올겨울 난방비 폭증이 현실화하면서 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해 1분기 겨울철 난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가스요금을 동결했지만, 2분기부터는 가스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이 수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