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철강 수출입 기지, 화물연대 파업 역량 집중
조합원 많고 파업 참여율 높아…지역 경찰력 한계도 원인
타지역보다 작은 광양항, 파업 여파는 가장 길어
화물연대 파업으로 전남 광양항의 기능이 장기간 마비되면서 국내 주요 수출입 기지인 광양항이 주목받고 있다.

광양항이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한 여수·광양국가산업단지의 수출입 기지라는 점에서 파업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관심을 끈다.

광양항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화물연대 파업 2주째인 7일 오전 평시 수준을 회복해 정상화됐다.

그동안 광양항 화물 반·출입은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24일부터 사실상 마비됐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항만 출입구를 화물 차량으로 가로막고 반·출입을 저지했다.

항만 당국은 화물연대 측과 협의해 긴급 물량을 일부 빼냈지만, 사실상 화물 반·출입 '0'인 상태가 2주 가까이 지속됐다.

반면 부산항, 인천항 등 다른 항만은 점차 회복세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다른 항만과 비교해 광양항의 물류 차질이 계속되자 항만 당국은 관용 및 군 위탁 차량을 투입해 운송을 지원하는 한편 화물연대와 협의해 운송 정상화에 힘써 왔다.

이에 지난 6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화물 차량을 치우고 현업에 속속 복귀하면서 2주 만에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다른 항만과 비교해 광양항의 마비가 장기화한 것은 타지역과 비교해 화물연대 조합원의 비율과 파업 참여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수와 광양 지역 화물연대 조합원의 파업 참여율은 80∼9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항이 국가 주요 수출입 품목인 여수산단의 석유화학제품, 광양제철소의 철강 수출입 기지라는 점에서 화물연대의 역량이 집중된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적으로 파업 참여도가 높은 상황에서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여수광양항만공사 등 항만 당국과 지자체·경찰 등이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개입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이나 일반 화물 기사들의 출입 안전을 확보할 경찰 인력 등이 한계를 보였다는 점도 지목된다.

지자체와 경찰 인력을 투입해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물량을 반출해야 하는데, 정부와 경찰청 차원에서 대응하는 부산이나 인천 등에 비해 광양은 지역 경찰서 단위로 대응해왔다.

여기에 항만 출입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화물 반·출입 경로가 한정적인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광양항 장기간 물류 차질이 기업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국제 선박들이 광양항 입항을 취소하고 화주들도 부산항으로 화물을 돌리는 상황까지 우려됐다"며 "정부 지자체 경찰 등이 협력해 원활한 물류 수송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