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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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2%대로 여겨지는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 3.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중 각각 2.6%, 1.7%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상반기 1.3%, 하반기엔 2.1%를 기록해 상저하고의 경제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4년 성장률은 연 2.3%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국내 경제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네 차례의 '위기' 뿐이었다.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이다.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성장률 하향을 이끈 건 주요국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악화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 상품수출 상승률이 마이너스(-) 3.7%를 기록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하반기 이후엔 중국 및 정보기술(IT) 경기 부진이 완화되면서 반등, 4.9%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따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0억달러, 26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올해와 내년중 1%대 중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소비는 금리상승, 구매력 저하 등으로 성장 속도가 점차 완만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간소비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 4.3%를 나타내다 하반기 1.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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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높은 대외불확실성이 유지되며 설비투자 부문은 신규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 상승률은 올해 -2%, 내년 -3.1%를 기록하며 역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 SOC예산 감소 등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한은은 건설투자가 상반기 2.4% 성장하다 하반기 분위기가 뒤바뀌며 -2.4%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중 각각 5.1%, 3.6%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경기둔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둔화 여파는 취업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취업자 수가 올해 82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년에는 9만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